<아브라함의 믿음>

 

이스마엘

2026.09.29 20:50

정근태 조회 수: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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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하나님이 그 아이와 함께 계시매 그가 장성하여 광야에서 거주하며 활 쏘는 자가 되었더니

(21) 그가 바란 광야에 거주할 때에 그의 어머니가 그를 위하여 애굽 땅에서 아내를 얻어 주었더라

(창세기 21:20-21)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의 가정에서 밀려났습니다.

그는 미래를 기약할 수 없는 불우한 아이였습니다.

가죽부대의 물이 다 떨어져 덤불 아래에 버려진 채 울부짖던 그 절망적인 아이였습니다.

그러나 사람의 손길이 닿지 못하고 세상의 보호가 사라진 바로 그 자리에서, 하나님의 놀라운 돌봄이 시작되었습니다.

 

20절은 ‘하나님이 이스마엘과 함께 계’셨다고 말합니다.

이 구절 속에는 버림받은 것처럼 보이는 한 아이도 결코 홀로 두지 않으시는 하늘 아버지의 사랑이 있습니다.

척박한 광야는 누구에게나 두려움과 결핍의 땅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어느 순간 그러한 길을 걷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함께하실 때, 그곳은 한 사람이 성장하는 장소가 되었습니다.

 

이스마엘은 사나운 맹수와 위험이 도사리는 바란 광야에서 스스로를 지키고 삶을 개척하는 용맹한 활 쏘는 자로 자라났습니다.

약속의 자녀가 아니라는 이유로 인간적인 울타리 밖으로 벗어났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그에게 약속하신 대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시겠다는 약속을 잊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씀은 우리의 시선을 한 어머니의 깊은 모성애와 그 내면의 자리로 끌어갑니다.

“그가 바란 광야에 거주할 때에 그의 어머니가 그를 위하여 애굽 땅에서 아내를 얻어 주었더라.”

하갈은 본래 화려한 나일강의 문명을 자랑하던 애굽(Egypt) 땅 출신의 여인이었습니다.

오랜 세월 아브라함의 장막에서 사라의 여종으로 살며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배웠지만, 삶의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 그녀가 선택한 것은 바로 자신의 뿌리였던 애굽이었습니다.

광야에서 홀로 아들을 장성하게 키워낸 어머니 하갈은, 아들의 배필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고향 땅으로 눈을 돌렸습니다.

 

한 인간이 태어나고 자란 출신 배경과 본래 지니고 있던 문화적 흔적은 이처럼 쉽게 지워지지 않는 깊은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낯선 광야에서 의지할 곳 없던 하갈에게 애굽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익숙하며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었던 본래의 세상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변화를 겪고 새로운 신앙과 삶의 자리를 마주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여전히 우리를 형성했던 본래의 성향과 익숙한 환경으로 회귀하려는 본능을 마주하게 됩니다.

하갈이 애굽에서 며느리를 데려온 것은, 어머니로서 아들에게 자신이 줄 수 있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울타리를 마련해 주고자 했던 인간적인 최선의 사랑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동시에 그 선택은 이스마엘의 가문이 하나님이 허락하신 약속보다 세속적이고 이방적인 문화와 다시 깊이 얽히게 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습니다.

한 사람의 뿌리와 정체성, 그리고 그가 지닌 본래의 성향이 인생의 선택에서 얼마나 막강한 영향을 미치는지 깊이 실감하게 됩니다.

내 안에 뿌리 깊게 박혀 있는 옛 습관과 인간적인 출신 배경, 세상적인 가치관들이 나의 선택을 이끌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어려운 결핍의 순간마다 하나님보다 내가 익숙했던 세상의 애굽을 먼저 기웃거리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동시에, 하갈의 연약함과 한계 속에서도 이스마엘을 지키시고 거친 바란 광야를 살아갈 힘을 공급해 주신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묵상합니다.

 

우리가 비록 연약한 인간의 본성에 얽매여 때때로 옛 자리로 돌아가려 할지라도, 주님께서는 우리의 광야에 친히 찾아오셔서 우리와 함께 숨 쉬고 계십니다.

세상이 우리를 외면하거나 메마른 광야 한가운데 홀로 남겨진 듯한 외로움이 찾아올 때, 이스마엘과 함께 계셨던 그 하나님의 온기를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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